사람은 왜 그렇게 결정할까 – 『The Choice Factory』가 병원 경영자에게 남기는 7가지 선택의 힌트

Richard Shotton의 『The Choice Factory』가 말하는 행동경제학의 핵심 편향 7가지를 통해, 환자의 선택과 병원 운영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관점을 정리합니다.
문석준's avatar
Jan 20, 2026
사람은 왜 그렇게 결정할까 – 『The Choice Factory』가 병원 경영자에게 남기는 7가지 선택의 힌트

이 책은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사람은 생각해서 선택하지 않고, 상황에 반응해서 선택한다.

『The Choice Factory』는 설득 기술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가 얼마나 자주 합리적인 척 비합리적인 선택을 하는지를 차분하게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 비합리성이야말로, 실제 의사결정의 기본값이라고 말합니다.

병원을 운영하다 보면 종종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설명은 충분히 했는데 왜 망설일까?”
“조건은 더 좋은데 왜 선택을 안 할까?”

이 책은 그 질문에 ‘사람이 원래 그렇기 때문’이라는 현실적인 답을 내놓습니다.


1. 사람은 성격보다 ‘상황’에 더 크게 반응합니다 (기본적 귀인 오류)

이 책의 첫 메시지는 꽤 불편합니다.
우리는 타인의 행동을 성격으로 설명하고, 자신의 행동은 상황으로 설명한다는 점입니다.

사람이 선택을 하지 않았을 때 우리는 흔히 이렇게 해석합니다.
“신중한 성격이라서”, “원래 결정을 잘 못 하는 사람이라서”.
하지만 책은 말합니다.
대부분의 선택은 그 사람보다, 그 사람이 놓인 환경의 결과라고요.

이 관점을 받아들이는 순간,
‘환자의 성향’보다
동선, 분위기, 설명 순서, 대기 중 정보량 같은 요소들이 더 중요해지기 시작합니다.


2. 사람은 혼자 결정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증거)

『The Choice Factory』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메시지 중 하나는
사람은 늘 다른 사람의 선택을 힌트로 삼는다는 점입니다.

다수의 선택은 안도감을 줍니다.
“나만 이렇게 생각한 게 아니구나”라는 신호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 책이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은 겉으로는 “나는 남들 신경 안 써요”라고 말하면서도
실제 행동은 정반대라는 점을 수많은 실험으로 보여준다는 데 있습니다.

선택이 어려울수록,
사람은 ‘이미 선택한 사람들’의 존재를 찾습니다.


3. 너무 많은 선택지는 결정을 방해합니다 (인지적 부담)

선택지를 늘리면 만족도가 올라갈 것 같지만,
실험 결과는 정반대입니다.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사람은 더 오래 고민하고,
결정 이후의 후회 가능성도 커집니다.

이 책은 이를 선택 피로(choice overload)로 설명합니다.
결정을 미루는 사람의 문제라기보다,
결정해야 할 정보가 과도한 구조의 문제라는 겁니다.

그래서 좋은 선택 환경이란
모든 정보를 다 주는 곳이 아니라,
지금 필요한 정보만 남겨주는 환경입니다.


4. 사람은 가격을 절대값으로 보지 않습니다 (상대적 판단)

『The Choice Factory』는 가격 판단이 얼마나 상대적인지를 집요하게 보여줍니다.

같은 가격도
무엇과 비교하느냐에 따라
비싸 보이기도, 합리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숫자를 계산하지 않습니다.
맥락 안에서 느낌으로 판단합니다.

이 관점은
‘비싸다/싸다’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기준 옆에 놓이느냐의 문제로 시선을 옮기게 만듭니다.


5. 첫인상은 생각보다 오래 갑니다 (초두 효과)

이 책은 첫인상을 단순한 이미지 문제가 아니라
이후 모든 판단의 필터로 설명합니다.

처음에 형성된 인상은
그 이후에 들어오는 정보들을
자기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초반에 생긴 작은 신뢰는
뒤의 단점들을 상쇄하고,
초반의 작은 불신은
아무리 많은 설명으로도 쉽게 회복되지 않습니다.

첫 장면이 중요한 이유는
그 장면이 전체 해석의 기준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6. 사람은 ‘말한 것’보다 ‘한 행동’이 더 정확합니다 (자기보고의 오류)

『The Choice Factory』가 특히 강조하는 지점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선택 이유를 잘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설문, 인터뷰, 만족도 조사에서 나온 말들은
종종 사후 합리화에 가깝습니다.

이 책은 말보다 행동을 보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무엇을 선택했는지,
어디에서 멈췄는지,
어디에서 돌아섰는지.

진짜 의사결정은
입이 아니라 행동에 남아 있다는 관점입니다.


7. 선택은 ‘논리’보다 ‘감정의 잔여물’로 기억됩니다 (기억의 왜곡)

사람은 선택 순간의 모든 정보를 기억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때 느꼈던 감정의 톤을 기억합니다.

불편했는지, 편안했는지,
부담스러웠는지, 안심됐는지.

『The Choice Factory』는
이 감정의 잔여물이
다음 선택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합니다.

그래서 선택의 질은
설명의 정확성보다
경험 전체의 감정 곡선에 달려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The Choice Factory』는
사람을 설득하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닙니다.
사람이 왜 그렇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지를 설명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왜 이해를 못 하지?”라는 질문 대신
“어디에서 부담이 생겼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병원 경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선택을 바꾸고 싶다면
사람을 바꾸려 하기보다
선택이 만들어지는 환경부터 바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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